- 주식 초보, PER, PBR, ROE만 알아도 '좋은 기업'이 보입니다 (feat. 삼성전자) 목차
주식 투자를 결심하고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켰을 때, 가장 먼저 우리를 좌절시키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빨갛고 파란 숫자들 사이에 숨어있는 알 수 없는 영어 약자들입니다. PER, PBR, ROE, EPS... 마치 학창 시절 수학공식처럼 우리를 주눅 들게 만들죠.
"이런 거 몰라도 그냥 유명한 회사 사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도 방법이지만, 내가 산 주식이 지금 '비싼 가격'인지 '싼 가격'인지조차 모르고 투자하는 것은 깜깜한 밤에 지도 없이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주식 시장의 수많은 용어 중,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PER, PBR, ROE 3총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단순히 사전적 의미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이걸 어떻게 써먹는데?'에 대한 답을 실제 기업(삼성전자)을 예시로 들어 속 시원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최소한 '감'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해 투자하는 첫걸음을 떼실 수 있을 겁니다.
1. PER (주가수익비율): 그래서 이 주식, 지금 싼 거야 비싼 거야?
"PER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 쉽게 풀어보기:
제가 연 1,000만 원의 순이익을 내는 치킨집을 차렸다고 가정해봅시다. 친구가 이 가게를 1억 원에 사겠다고 합니다. 이때 이 치킨집의 PER은 '1억 원(가게 가격) ÷ 1,000만 원(연 순이익) = 10'이 됩니다. 즉,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10년이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다른 친구가 5,000만 원에 사겠다고 하면 PER은 5가 되고, 투자금 회수 기간은 5년으로 줄어듭니다. - 어떤 가게가 더 매력적인가요? 당연히 PER이 5인 가게입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PER이 낮을수록 기업이 버는 돈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계산법: PER = 현재 주가 ÷ 주당순이익(EPS)
- 잠깐! EPS(주당순이익)란? 기업이 1년 동안 벌어들인 총 순이익을 총 주식 수로 나눈 값입니다. 즉, 주식 1주당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죠. PER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개념입니다.
- 실전 활용법:
- 동종 업계와 비교: 삼성전자(반도체)의 PER을 네이버(플랫폼)와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반도체 업계 평균 PER과 비교해야 합니다.
- 과거 PER과 비교: 해당 기업의 과거 3~5년간의 PER 밴드(범위)를 보고 현재 PER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지 높은 수준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중요) PER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성장성이 멈춘 사양 산업의 기업들은 PER이 매우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바이오나 AI 기업들은 현재 버는 돈이 적어도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로 PER이 수백 배에 달하기도 합니다.
2. PBR (주가순자산비율): 회사가 망해도 최소 이만큼은 받는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자본)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 쉽게 풀어보기:
다시 치킨집 예시로 돌아가 봅시다. 제가 가게를 차릴 때 들어간 총비용(보증금, 인테리어, 주방기기 등)에서 모든 빚(대출 등)을 뺀 돈이 5,000만 원이라고 해봅시다. 이것이 이 가게의 '순자산'입니다. 그런데 친구가 이 가게를 3,000만 원에 사겠다고 합니다. 이때 PBR은 '3,000만 원(가게 가격) ÷ 5,000만 원(순자산) = 0.6'이 됩니다. - PBR이 1보다 작다는 것은, 회사를 당장 청산하고 모든 자산을 팔아도 현재 주가보다 더 많은 돈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PBR이 낮을수록 기업의 자산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계산법: PBR = 현재 주가 ÷ 주당순자산(BPS)
- 잠깐! BPS(주당순자산)란? 기업의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을 총 주식 수로 나눈 값입니다. 즉, 주식 1주당 얼마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 실전 활용법:
- 안전마진 확인: PBR은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PBR이 1 미만인 주식들은 주가 하락 시에도 자산 가치가 주가를 방어해주는 '안전마진'이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 '저PBR주' 투자: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목받는 주식들이 바로 이 PBR이 낮은 기업들입니다. 자산은 많은데 주가가 싸니, 주주환원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릴 여력이 많다고 보는 것이죠.
- (중요) PBR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공장이나 토지 등 자산은 많지만, 그 자산을 활용해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기업일 수 있습니다.
3. ROE (자기자본이익률): 그래서, 돈은 잘 버는 회사야?
"ROE는 기업이 가진 자본(자기자본)을 이용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 쉽게 풀어보기:
A 치킨집과 B 치킨집 모두 자기 돈 1억 원을 투자해서 가게를 차렸습니다. 1년 뒤, A 치킨집은 2,000만 원의 순이익을, B 치킨집은 500만 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A 치킨집 ROE: 2,000만 원(순이익) ÷ 1억 원(자본) = 20%
- B 치킨집 ROE: 500만 원(순이익) ÷ 1억 원(자본) = 5%
- 계산법: ROE = (당기순이익 ÷ 자기자본) × 100
- 실전 활용법:
- 지속성 확인: 일시적으로 ROE가 높은 것보다, 지난 5년 이상 꾸준히 15% 이상의 높은 ROE를 유지하는 기업은 매우 훌륭한 기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은행 예금금리와 비교: ROE는 '주주 입장에서의 연 수익률'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기업의 ROE가 은행 예금금리보다도 낮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그 기업에 투자할 이유가 있을까요?
- (중요) ROE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부채를 많이 끌어다 써서 자기자본 규모를 줄이면 ROE가 높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채비율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에필로그: PER, PBR, ROE로 삼성전자 다시 보기
이제 우리는 3가지 무기를 손에 넣었습니다. 이 무기로 대한민국 1등 주식, 삼성전자를 살펴볼까요? (※아래 수치는 예시이며, 실제 투자 시점에는 최신 데이터를 확인해야 합니다.)
- 만약 삼성전자의 PER이 15, PBR이 1.5, ROE가 10%라면?
- (PER 15) "이익 대비 주가는 15배 수준이구나.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 이익이 늘어나서 PER이 더 낮아질 수도 있겠네."
- (PBR 1.5) "자산 가치보다는 1.5배 비싸게 거래되고 있구나. 그래도 초우량 기업이니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지."
- (ROE 10%) "자기자본으로 연 10%의 이익을 내는구나. 시중 금리보다는 높으니 괜찮은 수익성이네."
어떤가요? 그냥 '삼성전자니까 사야지'라고 생각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관점이 생기지 않으셨나요?
오늘 배운 PER, PBR, ROE는 기업을 분석하는 수많은 지표 중 가장 기본이면서도 강력한 도구입니다. 이 3가지를 조합해 "저평가(낮은 PER, PBR) 되어 있으면서 돈도 잘 버는(높은 ROE)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가치투자의 시작입니다.
물론 이 지표들이 투자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캄캄한 어둠 속에서 길을 밝혀주는 등대가 되어 줄 것은 분명합니다. 이제 여러분도 '묻지마 투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기준으로 '좋은 기업'을 찾아내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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